어느 날 흥미로운 설문 조사 결과를 보았습니다. 국내 주식 투자자 중 연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집단이 다름 아닌 ‘60대 여성’이라는 통계였습니다.
지난달 31일 NH투자증권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 1∼9월 60대 이상 여성들의 주식 투자 수익률이 성별과 연령별로 나눈 투자자 그룹 가운데 26.9%로 가장 높았습니다. – SBS 뉴스 (2025.11.03), 유영규 기자
자칭 전문가라 불리는 이들의 화려한 분석과 시장의 소음 속에서, 단타 매매에 빠지지 않고 자신이 아는 우량한 기업을 사서 ‘천천히, 그리고 묵묵하게’ 보유했던 그분들이 결국 최고의 승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제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 통계를 본 이후, 저 역시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무엇이든 현상보다 본질을 꿰뚫어 보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 탓에, 시장의 수많은 기법 중 제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것은 단 하나, 바로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 철학이었습니다.
버핏의 명언에서 인생을 읽다
“주식 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넘기는 대형 분배 센터다.”
“10년 동안 보유할 주식이 아니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
그가 남긴 묵직한 명언들을 들여다볼 때마다 깊은 공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이내 한 가지 확신이 들었습니다. ‘주식 투자에는 인간의 심리가 들어있고, 결국 우리의 인생도 이와 똑같은 원리를 따르겠구나.’
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의 내재 가치를 믿으며 엉덩이를 무겁게 하고 기다리는 것. 그것은 비단 주식뿐만 아니라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와도 완벽하게 닮아 있었습니다.
마음에 꽂힌 단어, ‘복리(Compounding)’
특히 제 마음을 강하게 흔든 단어는 ‘복리’였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그 마법 같은 숫자의 원리는, 매일 반복되는 우리의 지루한 일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치투자자가 좋은 기업을 발굴해 장기 보유하듯, 내 삶에 ‘좋은 습관’이라는 우량주를 심고 꾸준히 시간을 투입한다면 내 인생의 가치 역시 복리로 성장하지 않을까?
돌아보니 제 삶의 궤적들이 이미 그 증거였습니다.
15년째 묵묵하게 이어오고 있는 필라테스는 내 몸의 근력과 건강을 복리로 자라나게 유산이 되었고,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체질식으로 천천히 감량해 온 다이어트는 요요 없는 단단한 체력이라는 안전마진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 여가인 ‘오티움(Otium)’—사워도우 빵을 굽고, 어반스케치를 하고, 만년필로 책을 필사하는 그 시간 역시 내면의 밀도를 복리로 채워가는 과정이었습니다.
Slow and Steady: 삶의 내재가치를 경영하는 공간
결국 주식 투자나 삶을 경영하는 것이나 본질은 같습니다. 시장의 소음(Noise)과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본질에 집중하며, 시간의 힘을 믿고 나아가는 것.
이 블로그 Slow and Steady는 바로 그 기록을 담는 공간입니다.
워런 버핏이 시장에서 증명해 낸 위대한 장기투자 원칙들을 제 일상의 모든 부면—오티움, 에너지 관리, 심리와 인간관계, 사색과 지혜—에 대입하여 내 삶의 내재가치를 단단하게 키워가는 여정을 정갈하게 기록해 보려 합니다.
단기적인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삶과 자산을 단단하게 가꾸어 가고 싶은 가치투자자이자 삶의 여행자분들을 환영합니다.
우리,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나아가 볼까요?